2026 n8n Fest 후기
2026.07.16, 2026 n8n Fest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오고 3일간 감기로 뻗었다가 살아나서 이제야 후기 글을 씁니다. 이 여정의 첫 시작은 초대 메일이었습니다.
1. 배경 - 초대 메일
처음 n8n Fest 메일을 받았을 때는 바로 가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컨퍼런스도 아니었고, 확실히 얻어갈 게 무엇인지 분명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생각을 바로 고쳤는데, 숙박비와 항공비를 지원해주고 n8n 팀과 직접 대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얻어갈 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외에는 유럽을 처음 방문하는 거라 개인적으로 걱정도 많았습니다. 독일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AI로 미리 조사해두고 준비했습니다. 멀리 가는 만큼 행사 전날인 15일에 도착해서 22일에 돌아가는 1주일 일정으로 짰습니다. 며칠 여유를 둔 덕분에 시차 적응도 하고, 행사 전후로 베를린 시내를 둘러볼 시간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2. 가는 길까지의 여정
인천에서 베를린까지 비행 시간은 16시간, 숙소 도착까지 합치면 총 18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경유지에서 대기하는 시간까지 더하니 체감상 하루를 통째로 비행에 쓴 셈이었습니다. 오랜 비행이였지만 힘듬보단 설레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공항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창밖을 바라보면서 베를린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곳 베를린 힐튼 숙소에서 이틀간 묵었습니다. (Thanks n8n Team)


인천에서 18시간만에 드디어 도착한 베를린
3. 드디어 n8n 커뮤니티팀과 창업자 얀과의 만남
n8n 커뮤니티팀분들과 실제로 만났습니다. Bart, Melinda, Adeline, Tino, Ana 각자 한 분씩 돌아가며 모두 셀피를 찍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화면 너머로만 보던 얼굴들을 실제로 마주하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들 인상이 너무 좋았고 기쁜 마음으로 환영해주셨습니다.

북미(미국), 유럽(베를린, 영국), 남미(멕시코, 페루), 아시아(방콕, 말레이시아, 몽골), 아프리카 대륙 등 각국의 앰버서더들과도 서로 자기소개를 나누며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Jan도 도착해서, 직접 만나 한국에서 가져온 n8n 책을 보여주었습니다. 표지부터 목차, 실습 예제까지 한 장씩 넘겨보며 무척 흥미로운 표정을 지어 보이셨고, 낯선 언어로 쓰인 자신의 이름과 로고를 신기해하며 고마움을 표현해주셨습니다. 저 역시 초대해주셔서 감사하고 이 책을 쓸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바로 n8n이었다고, 매우 기쁘다고 화답했습니다. 짧은 대화였지만 창업자와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목적은 이미 달성한 기분이었습니다. 짧은 대화를 마치고 Jan과도 셀피를 찍었습니다.

이후 본 행사 전까지 계속해서 앰버서더분들과 교류를 나누다가, 시간이 좀 남아 이스트 사이드를 한번 둘러보고 카페에서 잠깐 더위를 식힌 뒤 본 행사장으로 이동했습니다.

4. 본행사 n8n Fest
사전행사보다 규모가 훨씬 큰 700여 명이 참여하는 행사였습니다.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운 인파와 조명, 음악이 어우러져 사전행사와는 완전히 다른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음식과 음료가 무제한으로 제공됐고, DJ의 신나는 노래가 행사장 전체의 흥을 돋우고 있었습니다. 행사는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진행됐고, 6시쯤 n8n 팀과 얀의 짧은 인사로 시작을 알리고 단체사진을 찍은 뒤 네트워킹이 이어졌습니다.

커리부어스트, 케밥, 치킨보울, 그리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행사를 즐겼습니다. 술이 약해서 슬펐습니다. 대신 물만 4병 가까이 마신 것 같습니다.



앞서 사전행사에서 n8n 팀과 앰버서더분들과는 이미 소통했으니, 이번엔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했습니다. 대화할 상대를 찾던 중 마침 한 동양인이 먼저 말을 걸어와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름은 루카스, 중국인이고 화웨이 직원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근무 중이며, 자동화에 관심이 있어서 개인 휴가를 내고 사비를 들여 행사장에 왔다고 했습니다. n8n을 화웨이 클라우드에 연결해서 쓰고 있다고 말해주었고, Qwen, Kimi, Deepseek 같은 중국 모델들이 무섭다는 의견을 나누며 가벼운 스몰톡도 나눴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추후 다시 이야기해보자고 마무리하며 링크드인 친구도 맺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화웨이 Head of AI Cloud 직책을 가진 사람이라 놀랐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앰버서더들과 교류했습니다. 멕시코 앰버서더 Sergio와 인사를 나눈 뒤, 인도네시아 앰버서더 Fahmi, 말레이시아 Chee, 방콕 Jaruphat, 타이페이 Morris와 어떤 채널로 각자 앰버서더 활동을 하는지 길게 이야기를 나누며 인사이트를 얻어갔습니다. 나라도 배경도 다 달랐지만, n8n이라는 같은 도구로 콘텐츠를 만들고 고객을 만난다는 공통분모 하나로 대화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행사장 DJ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한쪽에 마련된 포토부스에서 단체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행사장에서 조금 먼 구역에서 음료를 마시며 잠깐 쉬던 중, 한 친구가 다가왔습니다. 페루에서 온 Javo. 본명은 Jarvie인데 같은 이름의 Jarvie가 한 명 더 있어서 구분하려고 Javo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이 친구와는 n8n 이야기보다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나이는 26살, 혼자 왔다는 것을 부모님이 무척 자랑스러워한다고 했습니다. 손흥민, BTS, EXO를 아는 건 놀랍지 않았지만, 빅뱅의 '하루하루'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는 정말 놀라서 어떻게 알고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페루의 역사를 설명해주다 보니 또 금세 시간이 지나갔습니다(현재 페루 대통령이 페루 국적 일본인이라는 것도 이때 알게 됐습니다). 사실 페루라면 마추픽추 말고는 잘 몰랐는데, 이 친구 덕분에 페루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거의 1시간 가까이 이야기하다 이 친구도 숙소로 돌아가고, 어느새 밤 11시 반쯤 되어 저도 돌아갈 준비를 했습니다. 앱으로 버스표를 사서 무사히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가자마자 뻗었고, 다음 날 감기에 제대로 걸린 건 덤이었습니다.
인사이트 정리
이번 행사에서 얻은 경험들을 짧게 정리해보았습니다.
1. 링크드인은 디지털 명함이다.
네트워킹에서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은 링크드인입니다. 모두가 링크드인을 합니다. 명함을 주고받는 대신 그 자리에서 서로의 링크드인 QR코드나 프로필을 찾아 바로 커넥트를 걸었고, 그게 자연스러운 인사 방식이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링크드인을 꼭 하시길 권장드립니다. 친한 친구들끼리는 인스타그램이고, 비즈니스 관계는 링크드인입니다. 꾸준히 활동하지 않더라도 계정만큼은 미리 만들어두면 좋습니다. 행사 이후로 한 명씩 메시지를 보내며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2. 영어는 만국 공통어다.
당신이 어느 대륙에서 왔건 영어는 공용 언어이고, 언어는 결국 기세입니다. 완벽한 문법이 아니어도, 눈을 마주치고 자신 있게 말을 꺼내는 사람 주변에 자연스레 사람이 모였습니다. 영어 공부를 계속 하십시오. 스픽과 듀오링고로 다져온 제 영어 실력을 잘 발휘했습니다.
3. 앰버서더들의 직업은 무엇일까.
앰버서더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아래는 질문들을 통합해서 정리한 내용입니다.
Q. 어떤 일을 하나요?
제가 만났던 앰버서더분들은 대체로 본업이 AI 자동화 교육 및 컨설팅인 분들이 많았습니다. 다른 본업을 가지면서 앰버서더를 하는 분들은 많지 않았지만, 있더라도 대체로 오랜 경력을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얼굴로 나이를 유추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저보단 대체로 연장자로 보였습니다.
Q. 상대하는 고객의 주요 니즈는 무엇인가요? 주로 어떤 자동화를 하나요?
공통적으로 메일 보내기부터 시작해서 간단한 워크플로우들을 먼저 시도해보고 있다는 답이 많았습니다. 각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춰 자동화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든 AI 도입 상황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AI Agent를 만들 때 n8n만 사용하나요?
n8n만 쓰는 사람도 있었고, 클로드 코드나 코덱스 같은 다른 AI 도구를 함께 쓰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다만 n8n을 기본으로 삼는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눈에 보이고 구조화된 방식이라는 점을 n8n의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Q. n8n을 사용해서 어떻게 수익화하고 계신가요?
수익화를 하는 사람들은 n8n 어필리에이트 링크와 n8n 템플릿을 수십 개씩 올려서 나름의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강의 제작이나 도서 판매로 상품 라인업을 다각화하는 경우도 공유해주었는데,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n8n 팀에게 한 질문.
Q. 한국이나 아시아 진출 계획이 있나요?
A. 아쉽게도 현재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만 집중한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n8n 채용에 대해서도 문의해봤는데, 채용 담당자 확인 결과 유럽권으로 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몇 가지 이유를 들었지만 결국엔 세금 문제였습니다. 원격으로 일하더라도 세법상 거주지 문제 때문에 아시아권 채용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나중에 APAC이 열리면 지원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 외 독일과 한국의 차이점
1. 에어컨
왜 에어컨이 필요 없는지 알겠습니다. 더운 날엔 30도까지 올라갔지만, 지금 글을 쓰는 시점엔 체감온도 10도까지 떨어질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고 춥습니다. 다행히 제가 머문 기간엔 폭염이 모두 지나가서 에어컨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2. 길거리 흡연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흡연을 합니다. 한국도 흡연자가 있는 편이지만, 독일은 야외 테이블마다 재떨이가 있을 정도로 흡연이 훨씬 일상적입니다. 강아지를 산책하면서, 유모차를 끌면서도 흡연하는 모습을 보며 흡연이 정말 자연스러운 일상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독일은 대마초가 합법이라, 지나가다 종종 낯선 냄새를 맡았는데 대마초 냄새였던 것 같습니다.
3. 물을 사 먹어야 한다
물을 사 먹어야 한다는 얘기는 알고 있었지만, 4성급 호텔인 힐튼에 묵었는데도 기본적으로 물을 주지 않아 실감이 났습니다.
4. 대중교통
대중교통이 많이 비쌉니다. 기본적으로 탈때마다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가 아니라서 2시간 이용권이 4유로 정도입니다. 체감상 평지밖에 없어서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를 타기에는 정말 좋은 나라입니다. 주말 하루는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는데, 자전거 여행 테마로 한 번 더 오고 싶을 정도로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그 외 : 위도가 높아서 그런지 일출은 오전 5시, 일몰은 9시라 하루 종일 해가 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5. 아시아 파워
말레이시아 친구들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동양인은 수적으로는 적었지만, 이번 행사에서 몽골·중국·홍콩 앰버서더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전체 후기 요약
- 공공와이파이가 잘 되어있어서 베를린에서 워케이션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 다만, 유럽 물가는 정말 비쌉니다. 한 끼 먹는 데 못해도 2만 원 이상은 예상해야 합니다. 대신에 마트는 저렴한 편이라 굳이 식당에서 먹지 않고 마트에서 사서 길거리에서 먹거나 숙소에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빵과 과일이 한국보다 특히나 많이 싼 편!
- 올해 10월에 n8n 컨퍼런스가 한 번 더 열립니다. 이번엔 밋업 행사다보니 교류가 목적이였다면 10월에는 좀 더 기술적인 내용을 다룬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여건이 된다면 참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 끝으로 무엇보다 얼굴을 맞대고 나눈 대화의 힘을 새삼 느꼈습니다. 온라인으로만 알던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고 나니, 이후로 주고받는 메시지 하나에도 이전과 다른 무게가 실립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주저 없이 또 떠날 것 같습니다.
- n8n 본사 방문도 했습니다! 내부는 못들어갔지만 인증샷 남기고 갑니다



이 여행에서 유심(eSIM)이나 주말 자전거 투어처럼 항공·숙소 지원 밖의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는 별도 글에 정리했습니다.